함께 쓰는 CCM리뷰 [신춘CCM리뷰공모 당선작] Don Moen - Hymnbook, 16 Classic Hymns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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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인피니스 댓글 0건 조회 8,912회 작성일 15-05-01 19:04본문
필자가 호산나 인테그리티의 음악을 처음 접한 것은 중학교 3학년, 그러니까 93년도였습니다.
옹기장이, 주찬양, 김명식, 박종호 등과 같은 국내 CCM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듣다가 접한 호산나 인테그리티는 한마디로 신세계였습니다.
비디오테이프로 영상을 접한 것은 94년이었습니다. 친구가 보여준 론 케놀리의 ‘God is able’ 이란 예배실황 영상이었는데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순간 이였습니다. 다양한 장르로, 현란한 리듬과 화려한 화성으로 편곡된 이 정체불명의 음악은 저를 한 순간에 호산나 광신자로 만들었습니다. 거의 모든 테이프를 다 구매하여 들었고 ‘JOY’, ‘LOVE’, ‘VICTORY’등의 제목이 붙은 연주음반까지 모조리 다 사서 들었습니다. Give Thanks, God will make a way등으로 유명한 돈 모엔 목사님의 음반도 당연히 구입했죠. 허나 생각보다 심심(?)한 음악이라는 생각에 그리 많이 듣지는 않았습니다. 론 케놀리, 앨빈 슬래이터와 같은 흑인 가스펠 음악이 너무나 좋았기 때문입니다.
20대 들어서는 이스라엘 휴튼과 크리스 탐린, 힐송 등과 같은 음악을 많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30대 후반에 접어든 어느 한 출판사의 영업사원이자 두 아이의 아빠인 제가 돈 모엔 목사님을 음반으로 다시 만났습니다. 20여년 만이네요.
‘Hymn Book’ 온 천하 만물 우러러... 구주예수 의지함이 심히 기쁜 일일세... 복의 근원 강림하사 찬송하게 하소서... 반갑고 정겨운 목소리는 예전과 변함이 없습니다. 얼굴에는 제법 주름이 생기셨지만 성대는 그렇지 않으신 것 같습니다. 여전히 부드러운 목소리는 더욱 감미로운 피아노와 푸근한 기타연주에 실려 향수를 자극합니다. 서로의 빈 공간을 채워주며 연주하는 피아노와 기타의 앙상블은 여느 화려한 밴드 못지않은 풍성함을 전해줍니다. 간결한 편곡과 차분히 멜로디를 받쳐주는 두 악기의 합은 서로를 배려함은 물론, 무엇보다 돈 모엔 목사님의 목소리를 잘 보필합니다.
어렸을 적 어머니의 손을 잡고 아무것도 모른 채 따라간 말씀성회, 부흥집회 등에서 의미도 모르고 따라 부른 찬송가가 생각납니다. 지금 그 가사를 다시금 음미하며 들으니 마음속에 무언가 울컥함이 솟아오릅니다. 옛 추억 때문일 수도 있겠고요,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 그 시절에 대한 향수일 수도 있겠네요. 주님을 처음 인격적으로 영접한, 그래서 제 자신이 처절한 죄인임을 고백한 그 첫 만남, 회심했던 그때의 그 순수한 모습, 첫 사랑에 대한 그리움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화려하고 자극적인 음악과 영상이 가득한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를 포근히 위로해주는 아름다운 찬양이 여기에 있습니다.
시대를 초월하는 찬송가의 위대함을 소박한 그릇에 담아 편안히 들을 수 있도록 빚어준 돈 모엔 목사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성경을 읽고, 교리문답을 공부할 때, 좋은 신앙서적을 읽을 때 이 음반을 들으면 참 좋겠습니다.
책장을 넘기며 느끼는 기분 좋은 종이의 질감을 닮아 있는 따스한 음반입니다.
- 지우아빠 -
(yaongiii@hanmail.net 음악을 사랑하는 두 아이의 아빠이자 어느 기독교 출판사의 영업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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